2023-02-10 15:28  |  정치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2만 넘겨... 日 대지진 수준 넘어

韓긴급구호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구호 활동 돌입[외교부 제공]
韓긴급구호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구호 활동 돌입[외교부 제공]


두 차례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가 9일(현지시간) 2만 명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망자 수(1만8500명)를 훌쩍 넘었다. 급기야 미국 정부는 이들 나라를 돕기 위해 8500만 달러(1075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 사망자 2만명 넘겨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최악의 경우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 주 사망·부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지만, 이번 주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지진 발생 나흘째인 이날 누적 사망자가 1만713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는 3162명이다.두 국가를 합친 사망자는 2만296명에 달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이 될 가능성이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튀르키예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 시민 20만 명이 갇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세계는 이런 재난을 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골든타임 72시간

통상 재해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은 초반 72시간이다. 생리학적으로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인간이 물 없이 생존할 수 있는 최장 시간이기 때문이다. 장기간 잔해에 깔려있을 경우 압좌증후군(Crush Syndrome)이 우려되므로 신속한 구조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0년 아이티 지진 때 장시간 건물 잔해에 눌려있던 이들이 오히려 구조된 후 숨진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일란 켈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재난보건 교수는 "지진 생존자의 90% 이상이 72시간 이내에 구조됐다"며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경우에는 눈과 비를 동반한 영하의 날씨 탓에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는 72시간이 지났음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지 구조대와 세계에서 파견된 구조대 등이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끝에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튀르키에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 구조 작업을 두고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분, 매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시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 기적적인 소식 이어져

기적적인 구조 소식도 전해졌다. 안타키아에서는 건물 잔해에 79시간 동안 갇혀 있던 2살짜리 남자 아이가 무사히 구조됐고, 아디야만에서는 6개월 된 아이가 82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또한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 튀르키예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 갇혔던 5세 소녀와 부모가 73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파타 데미르(25)와 그의 여동생 메르베는 가지안테프의 한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 아래에서 62시간을 보낸 후 구조됐다.

카흐라만마라슈에서도 장시간 버틴 생존자가 발견됐다. 22세의 메흐메트는 물과 음식 없이 영하의 온도에서 건물 잔해에 깔린 채 발견됐다. 메흐메트의 어머니와 누나들은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울면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메흐메트의 사촌 에민은 "우리가 모든 희망을 잃던 차에 그가 발견됐다"며 "나는 그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 세계 51개국에서 파견된 5125명에 달하는 해외 구호대도 현지에서 구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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