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8 11:19  |  범죄심리

승려 집판 폭행 피해자, 가해자 고소...불교계 비판 잇따라

경찰의 만류에도 계속 폭행하는 스님
경찰의 만류에도 계속 폭행하는 스님
조계종 승려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조계종 노조원 박정규 씨가 가해자들을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익을 위한 야만적인 폭행

18일 불교계에 따르면 박씨는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등기로 송부한 고소장에서 지난 14일 봉은사 주차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피켓을 들고 일주문(사찰 정문)을 나가던 중 봉은사 국장 A스님이 피켓을 빼앗았고 신원을 알지 못하는 B스님과 함께 자신을 일주문 밖으로 밀쳐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스님과 B스님이 일주문 밖으로 몰려와 자신의 얼굴을 2∼3회 때리는 등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이 자신을 차도 쪽으로 데려갔는데, A스님이 플라스틱 양동이와 바가지를 들고 쫓아와 인분을 얼굴과 몸에 3∼4차례에 뿌리고 도망쳤다고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스님이 다시 도로 한복판까지 따라와 자신의 뒷덜미를 잡고서 얼굴 등에 오물을 붓고 양동이로 내리쳤다고 박씨는 진술했다.

박씨는 이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경찰관도 오물을 맞았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경찰관 안내로 인도로 다시 올라왔으나 A스님이 달려들어 목을 잡고서 땅바닥으로 내리눌렀고 또다른 신원을 알 수 없는 C스님이 바닥에 쓰러진 자신을 발로 내리쳤다고 했다.

현장에는 폭행을 벌인 승려 3명 외에도 종단에서 주요 소임을 맡은 승려 5∼6명 중 일부가 욕설을 하며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저는 119구급차로 응급실로 실려 가면서 온몸에 심한 가려움과 구토 및 울렁증으로 몹시 힘든 상황이었고, 병원 입원 이후에도 지속적인 구토 증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당시를 생각하면 심한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봉은사 일주문로 앞 폭행 피해현장 및 주변에 대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범죄에 사용된 양동이 및 인분이 묻은 옷가지 등을 신속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성분 분석을 의뢰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 아울러 집단 폭행 전날 1인 시위와 관련해 사전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소문 등을 거론하며 '사전 모의설'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요구했다.

불교계의 비판

한국대학생 불교연합회(대불련) 동문행동은 17일 성명에서 "이번 폭력사태가 삭발염의와 용맹정진의 수행을 통해 중생구제를 해야 할 승려들에 의해 자행됐다는 사실에, 불자들은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박정규 불자에게 야만적이고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한 것은, 자승 전 총무원장이 9월 1일 치러지는 총무원장 선거에 개입한 것을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며 "머리를 기르고 다니면서 조계종의 상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자승 일당의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권을 획득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대불련 동문행동은 "조계종의 승려법에 '제46조 1항 불조에 불경한 행위, 2항 도당을 형성하여 반불교적 행위를 한 자는 멸빈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그들이 스스로 참회와 퇴진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대로 망상의 근원을 알게 하는 경책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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