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1 21:27  |  경제

‘돈 잔치’ 비판에...은행들 앞다퉈 "대출금리 또 내리겠다"

4대 시중은행 CI. 각 사 제공
4대 시중은행 CI. 각 사 제공
금리상승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들이 정부와 여론의 '돈잔치' 비판에 또 다시 대출금리를 줄줄이 인하한다.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공적 역할 강화 주문에 사회공헌 및 채용 확대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대출차주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p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부 상품별로는 KB주택담보대출 금리(신잔액코픽스 기준)가 최대 0.35%p, KB주택전세자금대출·KB전세금안심대출·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의 금리는 최대 0.55%p 인하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금리로 여전히 금융소비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실효성 있는 지원책으로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세 번째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의 경우 오늘부터 우대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실질 금리를 낮췄다. 거래실적 등에 따라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주택담보대출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에 0.45%p,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금리에 0.2%p씩 늘렸다.

그 결과 신잔액코픽스 6개월 변동금리는 5.91∼6.71%에서 5.46∼6.26%로, 5년 변동금리는 5.24∼6.24%에서 5.04∼6.24%로 낮아졌다.

◇카카오뱅크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오늘(21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금리를 최대 0.7%p 인하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는 모두 4%대로 내려왔다. 아울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최대한도도 각 기존 2억 5,000만 원, 2억 원에서 3억 원, 2억 4,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고객의 이자 부담을 덜고 금융 혜택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한도는 늘렸다”고 밝혔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대출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라며 "상품별로 금리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초 연 8%를 찍었던 주담대 상단금리는 6% 초반대까지 내려오게 됐다.

또한 "은행별 금리인하 폭과 대상이 정해지면 주담대 상단금리가 연 5%대 후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은행권이 지난달에 이어 대출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배경에는 은행의 공적 역할을 주문한 정부의 강한 압박과 여론의 뭇매가 자리해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을 사실상 '공공재'로 규정하고 은행의 '돈 잔치'를 강하게 질타한 뒤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은행권은 지난 15일 사회공헌 재원 7800억원을 확보해 3년간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취약층 등에 풀겠다는 내용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수요)가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고금리로 고통을 겪는 대출차주 지원을 우회적으로 주문했다. 은행권이 곧바로 대출금리 추가 인하에 나선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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