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8 12:09  |  정치

30년 연구 약대 교수 "희석한 日오염수 내가 마시겠다" 선언

사진출처: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공심 홈페이지 사진 캡처
사진출처: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공심 홈페이지 사진 캡처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 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을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하지 말라."

30년 가까이 대학에서 방사성의약품학을 공부하고 강의한 대학교수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정치권 등에서 그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하고 방류 농도로 희석한다면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지난7일, 과학계에 따르면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게시판에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모두 밝힌 후 장문의 글을 올려 "국민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소모적 논란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돼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한 물을 마시겠다고 한 바 있지만, 국내 학자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박 교수는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 농도인 1ℓ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 000027mSv(밀리시버트)"라며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받는 실효선량 0.0001mSv의 약 1/4"이라고 했다.

또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PET 검사를 하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인 불소-18을 DOPA라는 물질에 치환해 넣은 방사성의약품을 정맥 주사할 때 환자가 1회당 받는 실효선량이 9. 25~18. 5mSv"라며 "이 실효선량이 환자에게 오히려 암을 유발한다면 어느 의사가 파킨슨 의심환자에게 PET 진단을 처방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전체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에 포함된 삼중수소량인 780 TBq을 상정하더라도 "북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올 때의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산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제는 우리 국민들의 식탁과 수산·요식 업계를 위해 수습해야 할 때”라며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 발표와 전문가 의견을 믿지 못하는 시대이다 보니, 내가 해도 좋고 어느 누구라도 방류 농도의 희석수에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정말 알고 있는 사람이 나서, 그 물을 직접 마심으로써 우리 국민의 식탁을 안심시키는 일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했다.

다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반 시험 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하고 있다. 이 대학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다.

의약품에 관한 기초·응용과학을 다루는 학문인 약학을 전공한 박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2020년 초, '마스크 재사용' 방법을 제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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