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17:12  |  해외이슈

"독일 축구 대표팀에 백인 비율이 더 많아야 하는가", 인종차별 논란

독일 축구 대표팀 구성에 관한 인종차별 논란 확산
ARD 방송 설문조사로 촉발된 논란, 축구계와 사회 전반에 거센 비판 몰아쳐

독일에서 축구 대표팀의 구성과 관련해 진행된 한 설문조사가 인종차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독일의 공영방송 ARD가 최근 실시한 조사한 설문으로, 팬들에게 대표팀 선수들 중 백인의 비율이 더 많아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질문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이들은 전체 응답자 중 약 2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공영방송 ARD가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원래 축구 내 다양성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으로 설문 내용 자체가 오히려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독일 국가대표팀 소속 선수들과 지도진에서도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독일축구국가대표팀 / 사진출처=Germany Football Team 페이스북 캡처
사진=독일축구국가대표팀 / 사진출처=Germany Football Team 페이스북 캡처
바이에른 뮌헨 소속 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해당 설문조사를 명백한 인종차별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이런 식의 질문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며 유럽으로 피신해 온 많은 이주민들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독일 축구 대표팀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선수들이 포함되면서 현재의 면모를 갖춰 왔다. 일카이 귄도안 선수는 튀르키예계 부모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레로이 자네는 세나갈 아버지를 두고 있다. 이처럼 현재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서 온 것이다.

ARD 측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설문 결과가 현재 독일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칼 발크스 ARD 스포츠 국장은 "결과는 분명 실망스러우나, 스포츠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가대표팀은 사회적 통합의 강력한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해석을 제공했다.

미국 정보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독일 인구는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전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 수가 급증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독일 정부는 경제 성장과 사회적 통합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임을 나타내고 있다.

김해인 기자 newthejustice@gmail.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더저스티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