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1 20:58  |  국제정치사회

관광 국가 '스페인', "관광객 그만 오라" 시위 확산

주요 도시에서 ‘관광객 귀가’ 외치며 시위
월세 상승, 문화적 갈등, 환경 오염 등 부작용에 대한 반발

스페인 전역에서 관광 업계의 급속한 성장이 가져온 부작용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거리로 표출되고 있다. 이른바 '과잉 관광'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압박감이 커지면서 주민들이 손에 팻말을 들고 나선 것이다.

로이터 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최근 몇 주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마요르카섬, 말라가, 카나리아 제도 등 유명 관광지에서는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라 발생했다. 바르셀로나 도심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며 귀환을 촉구하는 등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출처=Spain Official Tourism Website
사진출처=Spain Official Tourism Website


BBC 보도에 따르면, 마요르카섬의 상황은 특히 심각해 해변과 상점가는 관관객으로 북적거리나 현지인들은 이러한 변화로 인해 겪는 부정적 영향을 호소하고 있다. 월세 상승과 지역 정체성의 소실, 환경 오염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주민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생활비 부담 증대와 전통적 가치 및 문화의 침식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31세의 소니아 씨는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파트너와 별거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토로하며 이날 시위 참여 의사를 밝혔다. 25세 페레 씨 역시 전통적 가치를 잃어가는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관걅업 확대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바르셀로나 당국 역시 이러한 문제 인식 하에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자우메 콜보니 바르셀로나 시장은 최근 크루즈 기항 관관객에 대한 세금 인상 계획 및 단기 아파트 임대 금지 조치 등을 발표하여 공공장소 사용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관관업 발전 방안 모색에 나섰다.

스페인 내 과잉 관람 현상과 그에 따른 반대 움직임은 이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오버 투어리즘이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현재 스페인 주민들과 당국자 사이에서 진행 중인 논쟁과 조치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인 기자 newthejustic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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